이석주, '일상의 관조, 낯선 내면 세계의 탐험가'
이석주, '일상의 관조, 낯선 내면 세계의 탐험가'
  • 왕진오
  • 승인 2017.10.21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한국화단에서 극 사실주의의 대표작가로 오늘날까지 그 선도적인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석주는 우리들의 일상과 자연의 서정적 풍경을 독창적이고 아우라 가 넘치는 구성으로 표현해냄으로써, 황폐해지고 각박해진 도시인들의 내면과 정서를 촉촉이 적셔주는 회화의 가치를 회복시킴과 동시에 향유 시켜 주고 있다.

'이석주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이석주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그의 작품은 화면에 생명을 불어넣고자 한 과거 고전적 거장들의 진지함과 더불어 동시대를 고뇌하는 지성으로서 우리 시대의 미학적 핵심들을 조화롭게 융합한 작품 세계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유한한 시간에 깃든 아름다움

“저의 작업은 시간의 유한성이 갖는 아름다움에 대한 헌사라고 할 수 있어요” 라며 자신의 그림에 등장하는 시계와 몽환적인 풍경 그리고 한 켠에 놓여진 꽃 한 송이가 이를 말해 준다.

초 현실적인 극 사실주의 장르로 ‘사유적 공간’을 그려내는 이석주(58.숙명여대 회화과 교수)의 5년 만의 개인전람회가 지난 2011년 6월16일부터 30일까지 선화랑에서 진행 됐다.

그 동안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던 시계와 말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화면에는 낡은 책들이 가득했다. 이에 대해 그는 “예전부터 시간성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어요, 화면 속의 시계는 도시를 상징하는데 이곳에 우리 삶이 가지는 한정성을 담아 보려 했어요” 라며 자신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이가 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석주, '사유적공간8-10'. 194x97cm, oil on canvas, 2009.
이석주, '사유적공간8-10'. 194x97cm, oil on canvas, 2009.

또한 이 작가는 “시간의 개념을 낡은 책과 명화 속의 그림처럼 과거로부터 현재까지를 함께 담으려 했다며 여러 사물끼리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더 페이지망 기법’을 통해 초현실주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모든 화가들이 그러했듯이 그도 허무주의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최근에 과거 작들을 보면 왜 그렇게 어둡게 그렸는지 모르겠다며” 스스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그림이 밝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유한하다고 생각하면 서로 이견을 주장할 이유도 없고, 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최근에는 시들어 가는 꽃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 극 사실주의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은 그의 작업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각박한 도시인의 황폐해진 정서를 촉촉이 적셔주는 회화의 가치를 회복시켜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석주, '사유적공간4-10'. 91x50cm, 2010.
이석주, '사유적공간4-10'. 91x50cm, 2010.

그런 그의 작업은 극 사실주의의 양식을 답습하지 않는다고 한다. 온화하고도 정감이 넘치는 이야기 중심의 새로운 이석주의 화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캔버스 위에 묘사된 대상들은 스프레이 방식의 아크릴 물감을 밑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오일을 덫 씌워 사진도 구현하기 어려운 미묘하고 섬세한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스스로 “스토리 위주로 작품을 그려나가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고” 했다. “다른 작가들이 개념적인 작업에 매진 할 당시에도 자신만의 그림을 그린 것 같다” 고 전했다.

말을 그릴 당시는 이상과 야생의 이미지 조합이었다. 이는 매너리즘에 빠진 당시의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작업이었던 것 같았다고 한다. 이제는 스스로 시간과 연계 시키는 것으로 지성과 학습의 요건 대신에 자신 스스로 시간의 흐름을 오래된 종이의 질감으로 표현하며 시간의 연속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스스로에게 극 사실은 “깊은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 했다. “작품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 이라는 것이다. “보통 극 사실주의에서 정밀 묘사를 잘하면 좋은 작품이라고 말을 하는데 이는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작품에 왜 극 사실을 표현해야 하는 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 이라고 최근에 무조건 적인 하이퍼리얼리즘가는 차별이 분명하다고 힘을 주었다.

이석주, '사유적공간 3-1'. 162x130.3cm, 2010.
이석주, '사유적공간 3-1'. 162x130.3cm, 2010.

이는 그가 하이퍼가 감정을 차단 시키고 시각을 충실히 하기 위한 기법 이었으나 본인은 자신의 정서를 전달 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현대미술의 다양성면에서 본다면 자신의 작업은 그것과는 상충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는 것이다.

자연 속의 무한함을 통해 무한한 느낌의 상상을 만들어 주는 이석주의 작업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시선의 집합체로서 우리에게 또 다른 위안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서양화과 이석주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 했다. 1981년부터 개인전 13회를 전개한 작가는 포스코 미술관, 북경아트페어,ARCO,ARTEXPO,KIAF,젊은모색30 등의 그룹 기획전을 펼치고 있으며 1991년 선미술상 수상,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아시아미술비엔날레 금상,중앙미술대전 특선과 장려상의 수상을 하였으며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