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말을 걸고, 대화하고,기억하다" 디뮤지엄 '나의 날씨는 괜찮은가요?'
"날씨가 말을 걸고, 대화하고,기억하다" 디뮤지엄 '나의 날씨는 괜찮은가요?'
  • 이예진
  • 승인 2018.05.0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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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당신의 기억을 부를 날씨에 관한 이야기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독서당로) 디 뮤지엄에서 5월 3일부터 10월 28일까지 펼쳐진다.

김강희 'Cloud Way, Street Errands'. 2017.(사진=디뮤지엄)
김강희 'Cloud Way, Street Errands'. 2017.(사진=디뮤지엄)

우리는 날씨에 얽힌 추억이나 에피소드 하나 쯤은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 흐린날의 추억, 맑고 청량한 가을날의 추억, 해변가의 따사로운 햇살의 추억 등 단편 소설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주인공 소녀와 소년이 '소나기'를 만나는 장면처럼 작품의 절정이자 전환점이 된다.

디 뮤지엄은 'Weather :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세계적인 아티스트 26명의 날씨에 대한 색다른 시선과 섬세한 이야기를 담은 대규모 전시를 진행한다.

햇살, 눈, 비, 안개, 뇌우과 같은 날씨에 담긴 다채로운 감성과 이야기를 170여 점의 사진, 영상, 사운드,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일상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매일의 순간들이 지닌 특별한 가치를 발견하고 선사한다.

전시는 사진부터 촉감과 청각을 극대화한 설치작품까지 작가들의 다양한 관점을 선보인다. '날씨가 말을 걸다', '날씨와 대화하다', '날씨와 기억하다' 등 세 가지 챕터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여섯 가지 이야기가 담긴 한 권의 수필집처럼 구성했다.

Yusurika 005, 2014 ⓒYoshinori Mizutani Courtesy of the Artist and IMA gallery.(제공=디뮤지엄)
Yusurika 005, 2014 ⓒYoshinori Mizutani Courtesy of the Artist and IMA gallery.(제공=디뮤지엄)

프롤로그가 던지는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라는 질문과 함께 전시장에 입장하는 관람객은 빛과 공간을 디자인하는 작가 크리스 프레이저의 설치 'Revolving Doors'를 체험하며 날씨의 세계로 진입한다.

또한 사랑하는 이들과 나른한 햇살 아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아날로그 카메라로 기록하는 마크 보스웍의 작업이 '햇살'섹션을 열면, 평범한 날들 속 맑은 날들의 기억과 사소한 감정을 포착한 올리비아 비, 해변의 풍경을 유쾌한 시선으로 포착하는 다큐멘터리의 거장 마틴 파의 작품들이 관객을 맞이한다.

궂은 날씨로 인식되는 날씨의 요소들을 서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눈, 비' 섹션에서는 요시노리 미즈타니가 구현한 여름 날 내리는 포근한 눈과 같은 초현실적인 이미지들, 북극의 거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낭만적이고 동화적인 시선으로 기록한 예브게니아 아부게바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날씨와 대화하다' 챕터에서는 시각, 촉각, 청각 기반의 작품들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며 날씨에 관한 감각을 확장할 수 있다. 하늘의 존재를 문득 깨닫는 순간에서 오는 설레임에 주목한 이은선의 작품을 시작으로, 인공적인 염료나 물질로서의 색이 아닌 자연현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푸르름에 관한 '파랑'섹션에 도착한다.

To Sunset, 2016 ⓒJames Nizam.(제공=디뮤지엄)
To Sunset, 2016 ⓒJames Nizam.(제공=디뮤지엄)

또한 구름과 안개의 시각적, 촉각적 감각을 다루는 '안개'섹션에서는 관객이 물리적으로 구현된 안개를 경험해 볼 수 있으며, 갑웍스의 다채널 영상 설치와 베르나우트 스밀데의 'Nimbus'시리즈가 시적 오브제로서 구름과 안개를 다룬다.

세 번째 챕터, '날씨를 기억하다'에서는 에필로그 '그 곳에 머물렀던 당신의 날씨'를 통해 다섯 작가의 개성에 따라 날씨가 기록되는 방식을 엿본다.

주변의 사물들에 빛, 바람을 투영시켜 풍경을 기록하는 울리히 포글의 설치부터 세계적 이슈나 개인적인 사건들을 손글씨로 기록해 병치시키는 야리 실로마키, 화면에 이질적인 요소들을 중첩시켜 초현실주의적 장면을 연출하는 김강희, 아날로그 슬라이드 영상으로 채워진 명상적인 공간에서 지나간 햇살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나누는 마크 보스윅의 'Abandom Reverie'가 소개된다.

'Weather :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매일의 날씨에 대한 작가들의 색다른 시선으로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난 이야기로 채운 공간에서 나만의 감수성을 깨우는 경이로운 순간을 선사한다.

"오늘 ,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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