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헌 교수의 갤러리 스케치] 디지털로 아날로그의 감성 표현...안진호의 '투영된 행복'
[정병헌 교수의 갤러리 스케치] 디지털로 아날로그의 감성 표현...안진호의 '투영된 행복'
  • 정병헌
  • 승인 2019.05.2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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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병헌 교수] 투영된 것, 그것은 홀로그램의 모습을 담기도 하지만, 두 가지 형상이 오버랩되어 나타나는 겹침현상의 시(視) 자각이다. 그것은 작가의 삶을 설명하는 키위드로 디지털의 최소 단위인 픽셀과 연결되어 금번 작품에 나타난다.

'안진호 유포리아 전 설치 모습'.(사진=artinfo DB.)
'안진호 유포리아 전 설치 모습'.(사진=artinfo DB.)

수직과 수평으로 교차되어 만들어지는 직물에 매료되어 직조에 심혈을 기울이던 작가는 사각의 유닛이 쌓여 직물이 완성되는 것처럼, 행복도 작은 즐거움들이 모여 완성된다는 것을 설명하며,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디지털의 표현방식을 빌어 아날로그의 감성을 작품에 표현한다.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유포리아(EUPHORIA)'를 전시의 주제로 결정한 이유는 행복은 비교가 아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임을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에 표현된 형상들은 중첩되어 하나로 완성된다. 그 하나에는 좋은, 또는 그렇지 않은 모습이 혼재되어 나타나며, 작품에 드리워진 그림자 또한 작품의 일부를 나누어 갖는 것으로, 부차적인 요소도 중요한 것임을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서울 성북동 아트스페이스 H에 설치된 안진호 작가의 '유포리아'전 설치 모습'.(사진=artinfo DB.)
'서울 성북동 아트스페이스 H에 설치된 안진호 작가의 '유포리아'전 설치 모습'.(사진=artinfo DB.)

전시장 전면에 설치한 달의 모습은 대보름 날, 정안수 떠서 소반 위에 올려놓고, 치성드리는 어미의 마음처럼, 행복하기를 바라는 기원의 상징으로, 작가가 이 전시회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스카프를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한 작가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수트 위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듯이 우리의 일상에 행복 포인트를 주면 어떨까?라는 상상 속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한 듯 보인다.

수평, 수직의 교차로 얻어지는 사각의 감성을 픽셀의 유닛으로 스카프에 담아낸 ,작가의 디지로그 감성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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