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가 폐기된 사물들의 사회적 메시지, 권용주 'Casting'展
용도가 폐기된 사물들의 사회적 메시지, 권용주 'Casting'展
  • 김재현
  • 승인 2018.07.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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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두산갤러리 서울은 권용주 작가의 개인전 'Casting'을 7월 4일부터 8월 11일까지 개최한다.

권용주(41)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거나 용도가 폐기된 사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메시지와 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줄다리기하는 설치작품부터, 사회 구조 속에서 예술의 가치를 질문하는 영상 작품을 만든다.

권용주, '골판'. 63x70x101 cm, 석고 캐스팅,  목재, 2018.(사진=두산갤러리)
권용주, '골판'. 63x70x101 cm, 석고 캐스팅, 목재, 2018.(사진=두산갤러리)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과거작인 '부표', '폭포', '석부작' 등에서 보여 주었던 익숙한 물체의 집합이 만들어 내는 낯선 풍경을 석고를 이용한 캐스팅 작업을 통해 선보인다.

2000년 후반부터 몸을 사용한 노동집약적인 조형 작업을 주로 해온 작가는, 예술 활동과 생계를 위한 노동 사이에서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 왔다.

그의 작품에는 노동의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폐기물이나 건설 자재들과 더불어 빗자루, 마대 등과 같은 청소도구, 페인트 붓,  전선, 노끈 등이 자연스럽게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사회에서 생산된 물체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형태와 질서는 그것이 작가에 의해 조합되고 집적되면서 예측하지 못한 기이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2016년 아트 스페이스 풀에서의 개인전 '석부작'에서 선보였던 '폭포'에서 그 형태적 실마리를 거슬러 올라가볼 수 있다.

권용주, '판넬'. 78x47x98 cm, 석고 캐스팅, 목재, 2018.(사진=두산갤러리)
권용주, '판넬'. 78x47x98 cm, 석고 캐스팅, 목재, 2018.(사진=두산갤러리)

이 전시에서의 '폭포'(2016)는 파란색 방수천과 더불어 각종 오브제들이 쌓여있는 모습이 드러나 있었던 과거 여러 버전의 '폭포'들과 달리, 그 모든 것들이 방수천 아래로 숨겨지고 집적된 형태가 만든 굴곡 위로 물이 흐르는 폭포였다. 

작가는 기이한 이미지가 만들어 내는 정서를 담아내고자 다시 물체들을 쌓고 방수천으로 싼 후, 이번에는 그것을 석고로 캐스팅해 떠낸다. 캐스팅을 하기 위해 방수천 위로 무수하게 뿌려지는 석고물은 '폭포'에서 흐르는 물과는 달리 수십, 수천 번의 찰나들을 겹겹이 쌓인 과정을 겪은 후 견고해 보이는 하얀 풍경이 된다.

강렬한 파란 방수천의 색깔은 사라지고, 물체가 가진 질감은 부분적으로 소실되기도 하고 남아 있기도 하면서, 굳어가기 전의 역동적인 행위의 순간을 상상하게 만드는 또 다른 층위의 풍경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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