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공임, 민화로 풀어낸 닭 그림 '새벽을 깨우는 각성의 소리'
서공임, 민화로 풀어낸 닭 그림 '새벽을 깨우는 각성의 소리'
  • 왕진오
  • 승인 2017.11.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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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힘찬 울음으로 새벽을 알리고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서조(瑞鳥), 밤을 지배하던 귀신과 요괴를 몰아내는 축귀의 능력을 가진 동물 닭의 해인 정유년이 밝았다.

서공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서공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우리 역사와 생활 속 닭의 모습을 강렬한 전통 색감을 바탕삼아 자신만의 화법으로 재해석한 민화를 선보이는 서공임(57) 작가의 닭 그림들이 세상 나들이에 나선다.

2017년 1월 6일부터 2월 5일까지 그리고 2월 8일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롯데갤러리와 롯데갤러리 안양 점에서 연이어 열리는 '새 날을 밝히는 새 그림: 서공임 민화전'을 통해서다.

전시장에는 전통 닭그림 민화와 배겟자수 등에 쓰인 각종 닭문양을 화폭으로 옮기며 현대적 민화로 재해석된 다양한 닭 그림 40여 점이 함께한다.

서공임 작가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소리는 자유를 향한 외침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울음소리는 어머니의 사랑이다. 피카소의 수탉은 전쟁의 아픔과 분노를 치유하는 평화의 상징이다"라고 설명한다.

서공임, '영웅의 기상2'. 60x60cm, 한지에수간분채, 2016.
서공임, '영웅의 기상2'. 60x60cm, 한지에수간분채, 2016.

이번 전시에는 날카로운 닭의 발톱처럼 단호하고, 앞으로 쭉 내밀어 편 닭의 가슴처럼 당당하고, 소박해 보이면서도 화려한 닭의 꼬리처럼 넉넉한 인생에 대한 바람을 화폭에 담은 작품이 소개된다.

닭을 주제로 12년 만에 전시를 갖는 서 작가는 민화의 현대화를 위해 제목부터 현대의 언어로 바꿨다. '새날을 밝히다', '새벽에 천천히 문 여는 소리를 들으며', '걸음, 다시금 또 앞으로' 등 닭의 의미를 동양만의 의미로 국한시키지 않으려 애쓴 흔적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공임, '어떤 시선에서는 빛이 나오고2'. 50x70cm,  한지에 수간분채, 2016.
서공임, '어떤 시선에서는 빛이 나오고2'. 50x70cm, 한지에 수간분채, 2016.

전시장에 걸리는 작품에는 민화의 틀을 가지고 있으나, 그 의미를 다양하게 확장해보려 붓질의 궤적이 드러난다. 현재 닭이 예전처럼 상서로움을 의미하기 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향이 강한 세태를 뒤집어 닭그림의 명예회복마저도 노린다.

민화를 민화답게 멋스럽게 펼쳐내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은 오늘을 사는 서민들의 정서와 소망을 함께 버무려 전통의 민화적 인습에서 벗어나 '닭의 해'를 맞는 현대인들에게 '먼동이 트는 닭울음'만큼이나 희망찬 기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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