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네오서울: 타임아웃' 4인전 개최
d/p, ‘네오서울: 타임아웃' 4인전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3.14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낙원상가 전시공간 d/p의 첫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난 연말 진행한 ‘d/p 기획지원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된 세 명의 기획자 중 한 명인 천미림 큐레이터가 준비한 전시이다.

천미림은 영미미학과 기술철학, 아트테크놀로지로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정기 스크리닝 프로젝트인 ‘안봐도 비디오’(김혜연, 임유정 공동기획)와 ‘네오서울’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고 있다. 

김시훈, '기대와다른'. oil+paper on canvas, 112x162cm, 2018. (사진=d/p)
김시훈, '기대와다른'. oil+paper on canvas, 112x162cm, 2018. (사진=d/p)

이번 ‘네오서울: 타임아웃’에서는 서사장르로 국한되어 있던 SF를 시각예술로 재구성하는 시도를 한다. 회화, 판화, 만화 등 순수미술과 서브컬처에서 활동하는 김시훈, 김용관, 이홍민, 최재훈 작가들과의 전시를 기획했다.  

‘네오서울: 타임아웃’ 전시는 서울의 미래, 즉 신(新)-서울에 대한 예측과 SF적 상상을 다룬다. 서울이라는 공간은 가상의 도시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실재세계라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공포 혹은 유토피아적 기대를 구체화 시킨다. 

작가들은 각자 상상하는 임의적 미래로서의 서울을 조형적으로 구성한다. 이는 그동안 문학, 영화 등 서사예술에만 주로 한정됐던 SF를 시각예술의 범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 용량이 초과된 우주, 우주가 멈췄다". 부제 ‘타임아웃’은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출발하는 특정한 세계관을 의미한다. 

작가들은 "서울이라는 세계를 구성하는 데이터의 용량이 가득 차서 우주로 복사되어 백업된 후 멈추어버린 서울을 바라본다" 라는 공통된 가상의 설정으로부터 자신만의 작업과 이야기를  구축해간다. 

전시는 4차 산업혁명 등 현재 우리가 막연히 두려워하는 미래사회에 대한 이미지와 비전을 제시하고 관객들은 이로부터 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감각과 예측을 확장할 수 있다.   

김용관,'미메시스의 폐허들, 폐허들의 미메시스  비트맵 애니메이션'. 2019. (사진=d/p)
김용관,'미메시스의 폐허들, 폐허들의 미메시스 비트맵 애니메이션'. 2019. (사진=d/p)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신(新)서울의 초상은 미래이자 동시에 미래일 수 없다. 시간의 부재는 과거-현재-미래의 순차적 모나드(Monad)의 결합을 무효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진 미래’에 관한 특정한 ‘미래상’들은 그 모순의 틈으로부터 비집고 나온 ‘오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언제나 현재의 반영이다. 등 뒤를 더듬어 숨기고 싶은 현실들을 꺼내는 손은 누구의 것인가. 우리는 지금 여기, 바로 그 미래 없는 미래를 보여주고 싶다.

종로 낙원악기상가 4층에 자리 잡은 d/p는 개인의 생활양식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기획자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 공간이다.

‘이산낙원(discrete paradise)’의 약자인 ‘d/p’는 우주의 별들이 흩어진 채 각자 빛을 밝히며 하나의 성좌를 만들어내듯, 다양한 개인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각자의 낙원, 때로는 우리들의 낙원을 만들고 부수는 경험을 지향한다. 전시는 4월 13일까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