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 모든 것, 그림이 되다....하이경 '그리고(念) 그리다(畵)'
생각한 모든 것, 그림이 되다....하이경 '그리고(念) 그리다(畵)'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1.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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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뭐 특별한 것 있나.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거지." 생활 속에서 눈여겨 본 것들을 화면에 옮기는 작업을 펼치는 작가 하이경이 최근 세상에 내놓는 멘트이다.

하이경, '퇴근 길(Way home from work)'.51 X 130cm, oil on canvas, 2016.
하이경, '퇴근 길(Way home from work)'.51 X 130cm, oil on canvas, 2016.

그도 그럴 것이 하 작가의 작품에는 튀어 보이거나 눈길을 한 번에 끌기에 휘발성 있는 화려한 색채는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순간 바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하이경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이 11월 2일부터 인천 가톨릭관동대 국제 성모병원 케이 아트 미디어 갤러리에서 막을 올렸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도로가에 내리는 장대비의 모습, 동네 뒷산의 언덕길, 헤이리에 갈대나 비오는 퇴근길의 모습 등 삶 속에서 일부러 눈길을 돌리지 않더라도 볼 수 있는 소소한 모습이다.

하이경, '장대비(Heavy rain)'. 45 x 53cm, oil on canvas, 2016.
하이경, '장대비(Heavy rain)'. 45 x 53cm, oil on canvas, 2016.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모습들은 너무 흔해서 기억에 떠올리지 않고 살았던 우리의 심성을 일깨워준다.

하이경 작가는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의 균형을 이루며, 어제 걸은 길, 전에 갔던 그 곳, 내 사람들과 함께한 모든 시간들... 그 하루하루를 그리고 그린다"고 설명한다.

또한 "모든 추억이 작업의 소재가 되고, 기억 속에, 작품 속에 녹아 들어가는 것이다"라며 "'기억'과 그리기'와 '거리를 두고 바라봄'이 작업의 근간이다"고 말했다.

유별나지 않으며, 묵묵히 붓을 들고 화면을 채워나가는 시간의 궤적을 담은 캔버스는 마치 인생살이의 축소판 같다는 작가의 말처럼 애틋한 여운을 자아낸다.

하이경, '언덕(Hill)'. 65.1 x 90.9cm, oil on canvas, 2017.
하이경, '언덕(Hill)'. 65.1 x 90.9cm, oil on canvas, 2017.

하 작가는 "삶과 닮아있는 그리기, 기꺼이 그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고 싶다"며 "과정은 치열하되, '보이는 모든 것이 예사가 되고 수선스럽지 않은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시시각각 치열한 생활 속에 주변의 아름다운 일상을 놓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마나 위로와 행복한 감성의 치유까지도 제공하게 된다. 전시는 11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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