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화가 황재형, '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기념 DDP와 강원도서 전람회
광부화가 황재형, '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기념 DDP와 강원도서 전람회
  • 왕진오
  • 승인 2018.01.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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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제1회 박수근미술상을 수상한 광부화가 황재형(66)의 개인전이 강원도 박수근미술관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 문'에서 동시에 열린다.

황재형, '광부초상'. 캔버스에 유채, 65×53cm, 2002년 여름.
황재형, '광부초상'. 캔버스에 유채, 65×53cm, 2002년 여름.

2017년 5월 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갤러리 문에서 진행되는 황 화백의 작품 33점이 공개된다. 또한 5월 2일부터 2018년 4월 15일까지 강원도 양구 박수근미술관에서는 80여점의 작품과 영상 다큐멘터리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황재형은 우리 시대의 삶을 그래도 바라보고, 내면의 진정성을 사실적이고 깊이 있는 화면으로 표현해왔다.

리얼리즘의 심화라는 입장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작가는 황지탄광에서 갱도 매몰 사고로 사망한 어느 광부의 작업복을 그린 '황지 330'로 중앙미술대전에 입선하며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황재형, '식사'. 캔버스에 유채, 117×91cm, 1985.
황재형, '식사'. 캔버스에 유채, 117×91cm, 1985.

1983년 돌연 태백으로 내려간 이후 줄곧 태백 탄광촌과 지역 사람들의 삶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으며, 기층민의 삶에 대한 연민, 소박하지만 치열한 생존의 현장을 냉철하게 직시해 재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80년대 탄광촌의 거칠고 암울한 풍경 속에서 가난하지만 건강한 노동의 삶을 담았던 황재형의 작품에는 헤드 랜턴을 낀 채 갱도 내에서 도시락을 먹는 광부의 모습(식사 Ⅱ, 1985)이나 새벽 녘 출근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의 뒷모습(기다리는 사람들, 1990), 검게 그을린 얼굴과 대조되어 흰 목이 돋보이는 광부의 초상(광부초상, 2002)처럼 탄광촌의 풍경과 작업의 모습 등이 나타난다.

황재형, '탄천의 노을'. 캔버스에 유채, 227.2 x 162cm, 1990.
황재형, '탄천의 노을'. 캔버스에 유채, 227.2 x 162cm, 1990.

그러나 2000년 이후의 근작에는 광부나 탄광촌 인물들의 모습보다는 그들이 살고 있는 산촌 마을이나 태백의 골목 사이 풍경과 같은 정황들이 더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이면에는 탄광이 문을 닫고 카지노와 호텔들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마을의 모습은 변화했기 때문이다.

심정을 드러내는 추상적인 명사들이 작품의 제목으로 자주 등장하는가 하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본 강원도 산과 산골 마을의 풍광에는 대상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과 차분한 서정성 또한 담겨 있다.

이전의 작품들에서는 자신을 버리고 현실과 대결하면서 격렬한 투쟁을 벌였다면, 근작들에서는 그 치열함 대신에 사물을 조용히 관조하는 원숙한 시각이 자리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황재형, '남겨진 것'.  45.5×37.9㎝, 캔버스에 유채, 2001년 가을.
황재형, '남겨진 것'. 45.5×37.9㎝, 캔버스에 유채, 2001년 가을.

황재형 작가는 “살고 있는 광부의 집이 바로 광부의 모습이고 표정이듯이 무심한 사물 하나하나의 존재감이 때론 상충하고 때론 흡수되면서 내게 다가온다. 화면 앞에서 나는 마치 삶의 현장처럼 더욱 더, 일부러 구도부터 깨뜨려 어긋나게 하고, 색채도 터치도 반발시켜 끝내는 그것들이 부스러지고 깨지면서 생성된 내재된 힘으로 생명력을 발산 시킨다"고 설명한다.

흔히 막장 인생이라 비하하는 탄광촌 사람들의 일상을 사실주의적 화풍으로 그린 그의 작업은 물감에 흙과 석탄 들을 섞은 혼합재료가 사용되며, 이는 작품에 사실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을 직시하는 사회 비판적인 태도를 넘어 온정을 갖고 그들을 직시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단순히 묘사된 풍경 이상의 깊은 사색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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