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새내기 큐레이터들의 '꿈' 과 신진작가의 '꿈'이 만나다
서울미술관, 새내기 큐레이터들의 '꿈' 과 신진작가의 '꿈'이 만나다
  • 이예진
  • 승인 2018.02.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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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백필균, 신수영, 황미현 등 3인은 서울 부암동 소재 서울미술관 인턴 큐레이터들이다. 이들이 지난 6개월간 전시, 교육, 연구, 홍보 등 미술관 업무 전반에 대한 실습을 마무리하며 꾸린 전시 'I have a Dream'이 2월 13일부터 막을 올린다.

'서울미술관 'I have a dream'전을 꾸린 인턴 큐레이터들, 왼쪽부터 신수영, 황미현, 백필균'.(사진=서울미술관)
'서울미술관 'I have a dream'전을 꾸린 인턴 큐레이터들, 왼쪽부터 신수영, 황미현, 백필균'.(사진=서울미술관)

서울미술관의 2018년 전시 주제는 '꿈'으로 알려졌다. 상반기에는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Dear My Wedding Dress'展(가제), 하반기에는'여행의 기술;Art of Travel'展(가제)이 준비 중에 있으며 2018 첫 번째 기획전시로'I have a dream'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 전시는 '꿈'이라는 단어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낭만적인 이미지 혹은 사회로부터 열정을 강요당하는 이야기에서 벗어나 각자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꿈'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해석하고, '꿈'에 대한 각자의 큐레토리얼과 예술적 접근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세 명의 인턴 큐레이터는 민토스, 장은정, 태우 3인의 작가를 선발하고 공간 구성까지 오로지 세 명의 협업을 통해 하나의 전시를 완성시켰다.

'서울미술관 'I have a dream'전 전경'.(사진=서울미술관)
'서울미술관 'I have a dream'전 전경'.(사진=서울미술관)

백필균 인턴 큐레이터와 민토스 작가는 '꿈을 소비하는 시대와 억압된 타자'를 슬로건으로 '꿈'에 대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희망'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자신의 꿈에 대한 해석을 보여주고자 선정한 작가 민토스(본명 김민성)는 자신의 일상인 '작업을 하는' 현실에 대한 불안감과 이상적인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상의 공간을 표현한다.

민토스, '무제(Untitled)'. 목판에 목탄, 연필흑연, 종이, 79.5×59.5cm, 2017.(사진=서울미술관)
민토스, '무제(Untitled)'. 목판에 목탄, 연필흑연, 종이, 79.5×59.5cm, 2017.(사진=서울미술관)

그의 작품에는 아무런 힘이 없는 ‘파’를 무기로 들고 다니는 귀여운 캐릭터 ‘라오’가 등장한다. 가상의 어린아이 ‘라오’를 통해 동시대 성인들에게 배재당한 타자의 이미지를 발견하고, 이 시대에 표상되어야 할 타자성을 지닌 존재를 조명한다

신수영 인턴 큐레이터와 태우 작가는 'Do I have a Dream?' 이란 타이틀로 전시 공간을 꾸렸다. 동양화를 전공한 신수영 인턴 큐레이터는 수묵담채의 편안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람 형태의 오브제를 사용해 유쾌함을 선사하는 작가를 선정했다.

태우, 'Pool lower 첨벙'.캔버스에 먹, 아크릴채색, 혼합매체, 91x91cm, 2017.(사진=서울미술관)
태우, 'Pool lower 첨벙'.캔버스에 먹, 아크릴채색, 혼합매체, 91x91cm, 2017.(사진=서울미술관)

태우 작가는 수영장이라는 공간을 통해 현대적 시각으로 산수화를 재해석한다. 자연과 어우러진 수영장에서 사람들이 헤엄치며 즐기는 모습을 입체적인 조형물로 표현하고 현시대의 ‘와유(臥遊; 누워서 유람한다)’ 정신을 풀어낸다.

태우 작가는 ‘첨벙’의 순간을 동양의 기운생동과 어우러져 동적으로 표현하는데, 하트와 꽃 등 기분이 좋아지는 구상적인 형태를 더하여 무더운 여름 ‘첨벙’의 순간에 얻어지는 행복감, 희열감을 표현한다.

황미현 인턴 큐레이터와 장은정 작가는 'I dream a dream'이란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고 아름다웠던 삶의 순간과 이내 사라질 존재에 쓸쓸한 모습이 공존하는 것에서 오는 아이러니를 전시장에 펼쳐 놓는다.

장은정, 'Wandering Khata'. 캔버스에 아크릴릭, 72.7x90cm, 2017.(사진=서울미술관)
장은정, 'Wandering Khata'. 캔버스에 아크릴릭, 72.7x90cm, 2017.(사진=서울미술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은은한 빛과 파스텔 색감이 어우러진 장은정의 작품은 혼자만의 세계를 걸어 나가는 대상의 쓸쓸한 뒷모습을 통해 끝이 보이지 않는 꿈을 꾸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흐릿하고 미미한 작은 점이 원대한 생명으로 자라났다가 다시 희미해져 모태인 우주로 돌아가는 과정을 작품 안에 담아냄으로써 대자연이 품고 있는 생명의 경이로움과 소멸이 안겨주는 허무함의 역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는 3월 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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