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물의 틀을 깨니, 형태가 보이더라구요"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쉿물의 틀을 깨니, 형태가 보이더라구요"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 왕진오
  • 승인 2018.04.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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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인포] 수십 톤의 거대한 항공기를 움직이는데 사용된 엔진은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초내열 합금의 재질을 사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갤러리 그림손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한 양홍섭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갤러리 그림손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한 양홍섭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조각가 양홍섭은 동력을 생산하던 도구들에 자신만의 인위적인 힘을 가한 후에 변화되는 물성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그 과정을 광학현미경으로 기록해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가 그동안 진행해온 정밀 주조 작업에 사진을 함께 선보이는 독특한 방식의 작품을 4월 18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 'Breaking the Mold, Inside/Outside'이란 타이틀로 펼쳐놓는다.

그가 설정한 전시 제목은 세라믹 셸 몰드(Ceramic Shell Mold)틀을 깨서 탄생된 작품의 Inside는 2차원의 광학미세조직 사진 작품이고 Outside는 3차원의 주조조각 작품을 설명하기 위해 명명됐다.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전시 작품.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전시 작품.

기존 금속에 쇳물을 붓고, 인위적인 힘이 가해지면서 본래의 형태가 새롭게 변경되는 과정을 거치며 식은 후의 형질의 변화를  광학현미경으로 기록한 과정은 한 폭의 추상화처럼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틀을 깨다'란 주조조각에는 초내열 합금인 항공기부속품, 원자력발전소와 발전소, 선박에 쓰이는 신소재 재료 그리고 기계부속품 재료인 스테인리스 스틸 계열의 SU300계열과 400계열, SCM계열 415, 420과 탄소강계열인 S15C, S45C와 청동 SiCu, SnCu 브론즈 등 주조합금성분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작품이 완성됐다.

신소재의 다양한 재료들은 고주파 유도로에서 1700-1800도 쇳물을 녹여 하나로 융합되어 새로운 특성을 지닌 전혀 다른 금속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전시 작품.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전시 작품.

양홍섭 작가는 "세라믹 틀 안에 쇳물을 붇고 쇳물의 다양한 합금성분에 따라 쇳물과 세라믹 셸 몰드 온도에 따라 쇳물의 성질이 돌아올 때 상황에 따라 정확한 시간을 잡아 틀을 깨드린다"며 "틀이 깨지면서 새빨간 쇳물이 분출되어 흘러내리면, 금속 물성의 성질을 이용한 마티에르와 특성을 지닌 우연한 형상의 주조조각 작품이 탄생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틀을 깨는 것은 치열한 삶의 과정이며 직접적이고 은유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나의 삶의 궤적에 차곡차곡 쌓아온 이야기들의 언어들이다"라며 "틀을 깨는 것은 우리 내면의 고정관념들의 틀을 부수어야 만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전시 작품.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전시 작품.

전시된 작품에 대해 양 작가는 우리가 추상이라고 부르는 것이 실은 허구가 아니라,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실재'임을 입증해 보여준다.

외부로 드러나는 촉각적인 주조조각 작품은 의식의 흐름 속에 무의식의 흐름이 내부의 시각적인 사진 작품과 함께 무의식의 흐름 속에 의식의 흐름으로 'Inside/Outside'개념은 상반될 수도 서로 다른 개념 일수도 있지만 떨어질 수 없는 공존관계임을 각인시킨다.

그래서일까 지난 45년 동안 조각하면서 살아온 작가의 삶 위에 놓여 진 여정 속의 작품은 늘 함께했다. 인간은 누구나 한 번 뿐인 소중한 삶 속에 사연이 있고 의미가 있는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전시 작품.
양홍섭 'Breaking the Mold'展 전시 작품.

2차원의 내적인 미세조직 사진작품과 3차원의 외적인 주조조각 작품은 내면세계의 표현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파괴하고 창조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서는 작가에게 작품이란 철학과 사상이 담겨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안에서 본 세계가 바로 밖에 존재하는 주조고각의 내용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사물의 존재 양태로서 '안과 밖'인 것이다. 전시는 4월 24일까지.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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